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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정리

자바를 배우니 파이썬이 하고 싶어졌다.

by 타태 2021. 3. 12.

발단


개발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온전히 챗봇 때문이었다.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며 인공지능에 대한 철학적인 부분을 배울 수 있었고, 매우 흥미로웠기 때문이다.

 

2015 ~ 2016년 즈음이었나?

당시는 강인공지능과 사람과의 구분점이 모호해지는 시점을 대비해 많은 분야에서 인공지능에 대한 정의를 하는 시기였고,

인공지능으로 인해 발생하는 새로운 유형의 도덕 문제에 대비해 인공지능 윤리, 로봇 법 등이 제정 되고 있었다.

 

아무튼 인공지능은 매우 중요한 기술 중 하나고, 인공지능이 사람과 소통하는 채널에 사용 되는 기술이 챗봇이다. 그러니 챗봇이 뜬다..!! 뭐 그런 사고 흐름이었다.

 

난 진골 문과였지만, 그래도 철학과 전공 수업으로 기초 프로그래밍 수업 (스크래치 + 이클립스 설치하고 '헬로 월드' 정도)을 들었던게 시작이었던것 같다.

이후 단순한 지적 호기심에 한권에 35,000원 정도 하는 AI 서적을 무작정 사서 철학 파트를 읽고 또 읽기도 했다.. 당시엔 대학원에 가서 챗봇에 대한 철학적 연구를 하고 싶었으니까.

당연히 컴퓨터과학 지식은 전무했기 때문에 차차 채워가자며 총 2권 중 일단 1권만 샀었다.

하지만 그 후로도 채워질 일은 없었기에 결국 500원 어치만 읽고 끝이 났다.. 

 

img

매우 두껍고 비싸고 글이 많은 책. 들고 싸우면 누구라도 이길 수 있다.

 

전개


그 후론 딱히 프로그래밍도 인공지능에 대해 공부 할일도, 쓸 일도 없었다.

그냥 나 챗봇에 관심 있어~하면서 따로 공부를 하진 않고 관련 기사나 동향만 살피는 정도?

 

대학원에 진학하지 않기로 결정했기에 졸업시기가 가까워지면서 취업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IOT네 빅데이터네 하며 벽보에 붙은 국비교육 광고에 자꾸 눈길이 가긴 했다.

 

그러다 당시 지인이 경주에서 창업을 하여 운영 중이었고 그 곳에 합류하게 되면서 전환점을 맞게 된다.

 

회사의 주력 사업 아이템이 3D소프트웨어 개발이라서 개발자와 미팅을 하는 일이 종종 생겼기에 개발 관련 서적과 기사도 종종 챙겨 읽곤 했다.

이때 형상 관리네 프레임워크네 하는걸 처음 들어 봤다.

당시까지만해도 정말 추상적이고 개념적으로 나름 이해를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이때 왜 개발자들은 뭐 해달라고만 하면 다 안된다고 말하는지 배웠다.

안되니까 안되는거였다. 단순하다. 되면 해줬겠지;;

아 포항에서 한번 ICBM기반 SW 전문가교육 수료도 했다. 이때 R을 잠깐 써봤다.

 

개발과 관련된..? 개발향이 가미 된 이야기는 사실 이게 전부다.

아! 번외로 개발에 대한 준비 공부하다 AWS에 가입해서 이것 저것 해봤는데 1년 뒤에 요금이 청구돼서 영어로 환불 요청 이메일을 작성해 환불 받았다. ㅎㅎ

 

하지만 정말 하나도 모르는 분야의 일을 어떻게든 해내려고 공부하고, 전문가 찾아서 협의하고, 결국 만들어 내는 일들을 여럿 경험 했다.

3D 모델링, 3D 프린터 출력물 후처리, 도색, 일러스트, 제품 개발, 프로그램 개발 기획 등 스타트업의 직원이란 정말 전천후여야 했고,

이런 경험은 내가 프로그래밍 공부에 도전 할 수 있는 자신감의 밑천이 되어 주었다.

 

위기


하지만 결국 그 회사에서 10개월 만에 퇴사하고 다시 본가로 올라오게 되었다.

이후 다시 직장을 잡아야 했는데, 그나마 해온 일이 서비스 업이고 서비스 업에 대한 나름 관심과 커리어를 고려했었기에 CS업무를 찾았다.

Computer science 아님, Customer Satisfaction - 고객 만족으로 난 CS 관련 자격증이 2개, 스키 강사 자격증이 1개 있었다.

 

그래서 한 교육업체에서 회원 관리를 하게 되었는데 회사에서는 상담 채널 중 하나로 단비톡의 솔루션을 상담톡이란 이름으로 사용 하였다.

  • 아! 나 챗봇에 관심 있는데..!

 

공부도 안하면서 관심만 있는 관심병이 도진 것이다.

그래서 나름 사용해 본 유일한 챗봇이 되었는데, 생각보다 사용자들이 별로 사용하지도 않고 불편을 많이 토로 했었다.

결국 회원 관리 업무를 맡은 나에게 전화를 하거나 상담 톡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 받는 불편한 소통을 하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그래도 이걸 계속 사용하는 데는 그만한 효과가 있어서겠지?

나름 우리가 직접 카테고라이징해서 데이터를 분류하였고, 이를 수치화해서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카테고라이징 단계에서부터 그 분류가 모호한 것이 많았기 때문에 이런 수준의 챗봇 솔루션이 실무자가 가져가서 사용하기는 좋지만, 그만한 효용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드디어 직접 공부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처음으로 챗봇 관련 책을 본 것은 아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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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문과 어디 안간다. 봇 빌더로 구축하는 단계 딱 코 앞까지만 공부하고 직접 만들지 않았다.

그러다 챗봇 == 어플이란 잘못 된 생각에 대뜸 코틀린으로 배우는 안드로이드 어플 개발 책을 샀다.

그런데 무슨 예제 마다 자바랑 비교를 하길래 이지스퍼브리싱에서 나온 Do it 안드로이드 앱 프로그래밍 책도 샀다.

뭐든 책으로 해결하려 하는게 문과다.

 

그 후 파이토치, 텐서플로 등이 파이썬이 주력 언어이거나 API를 제공한다는 걸 알게 되고 인공지능 == 파이썬이란 생각에 파이썬을 공부했다.

쌩 초보 파이썬부터 시작해서 파이썬 책 두어 권과 강의 서너개를 뗐는데 너무 재밌는거다.

정말 거짓말 좀 많이 보태서 마법을 배운 것 같았다.

화면에 글자 몇개 입력한다고 파일이 생기고 수정 되고 그래프가 나오고 인터넷의 자료를 긁어서 저장하고..

제일 처음으로 해 본 웹 크롤링으로 구글에서 아이유 사진 긁어서 저장했다. 

 

그러다 K-Digital Training에 대해 알게 되었고, 이거다 싶었다.

사실 제대로 알아본적도 없지만 인공지능과 챗봇에 대해 다루는 교육 과정을, 그것도 정말 제대로 알려주는 곳은 처음 봤다.

 

그래서 퇴사했다.

두둥!

 

일반적인 국비교육과는 질적으로 다른 새로운 기회가 생겼다고 생각했다.

 

가장 가고 싶었던 교육기관은 모두의 연구소였지만 대전에서만 진행한다고 하여 패스, 그 다음은 엘리스였는데 아무래도 목적 의식 없이 지원했던게 마이너스였는지 모든 사전 교육과 테스트를 치뤘지만 탈락했다.

이후 코드스테이츠 데이터사이언스 과정은 사전 교육과 면접 후 "합류는 가능한 조건이지만 정원 초과로 인한 다음 기수 대기"가 나왔다.

딱히 예비 번호를 주는 것도 아니어서 다음 기수라고 합류 할 수 있을지 미지수였다.

 

한경닷컴 IT교육센터에서 면접 보라고 연락 왔지만 안갔다.

거기는 RPA를 다루는 곳이고 국내에서 챗봇 솔루션으로 이름 있는 기업이 참여하는 과정이었긴 하지만...

그땐 해당 기업에서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이 들어서 다른 일이나 회사는 못 갈것 같아서 안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전 시험과 AI면접을 진행했던 멀티캠퍼스에 최종 합격하여 현재 수강 중이다.

과정 명은on-off 연계 AI 활용 지능형 서비스 개발이다.

사실 교육 과정에 챗봇 냄새가 났고, 교재 중에 누구나 쉽게 배우는 챗봇 서비스가 있어서 신청 했다.

 

그리고 개발자로 가는 첫 걸음을 내딛었다는 생각에 크게 기뻤던 그때가 무색하게 현실은 처참했다.

 

절정


지금 듣는 과정은 AI 향이 소량 첨가 된 자바 백엔드 3.5개월 과정이다.

 

수업은 열심히 듣고 있는데 뭔가 자꾸만 뒤쳐지는 것 같고.. 내 미래는 뻥튀기집 뿐인가 자신감도 점점 줄어간다.

 

교육 시작 전 한달간 자바 입문서와 각종 영상자료로 선행했고, 계속 동시에 두세가지 수업을 병행하며 자바를 공부하는 중이지만 너무 불안하다.

 

물론 웹 개발 전반과 웹에 대한 배움을 얻을 수 있었고, 자바 외에도 Git, 웹 표준, DBMS에 대한 맛보기도 가능했지만, 리눅스를 다루지 않은 것은 아쉽다.

그래도 지원금이 나온다. 이게 최고다.

K-Digital Training은 완전 별개의 새로운 과정이라 생각했으나.. 코드스테이츠 같은 부트캠프가 아니고서야 멀티캠퍼스 같은 곳은 취성패로도 참여 가능한 일반적인 국비 학원이었다.. 새로운 정책이었던 K-Digital Training에 대한 정보가 없던 나는 내일배움카드로 들어가서 지원금이 없었으나 취업지원센터에 방문해 상담을 받고 지원금을 받게 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미 3.5개월 중 1개월을 날려서 아깝다.ㅠ

그리고 12월에 바로 됐으면 올해 국비를 하나 더 들을 수도 있을 텐데 1월에 돼서 올해는 이미 끝이다.

 

또, 처음부터 데이터사이언티스트 과정이나 인공지능 과정을 수강하기보다 백엔드 과정을 수강한 것은 다행이라 생각한다.

AI holic 채널"데이터 AI 사이언티스트 하지마세요"라는 영상을 보고 너무 공감했다.

첫 시작을 너무 높게 잡으면 안그래도 높은 진입장벽을 더 높이는 꼴일 뿐이다.

그래서 비전공자인 내가, 국비지원, 그것도 자바로 시작을 한건 불행이면서 다행이었다.

나와 같은 길을 걸은 선배들의 성공 스토리, 실패 스토리, 현재 진행 스토리가 정말 많아서 현재 내 위치를 진단하기 좋았다.

 

결말


그나마 비전공자를 위한 개발자 취업 올인원 가이드 통합편을 보면서 개발자로 성장한다는게 어떤 의미인지, 어떤 역량이 필요한지, 어떻게 준비하고 공부해야 할 지 많이 배웠다.

 

내가 단지 기술을 배워 코딩을 하는 직장인이 되는 것이 아니라 개발자가 되어야 한다는 걸 배웠다.

학원에서는 단지 스프링으로 게시판 기능만 만들어내면 그만인 수준 만큼만 알려주니 나도 그 정도면 된다고 생각한 건 아닐까?

난 지금까지 스프링에 집착을 했던 것 같다. 스프링을 배워서 스프링으로 무언갈 만들고 스프링 쓸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취업을 한다고.

자료구조나 문법, 문제 풀이와 구현, 웹 구조, 알고리즘에 대해서는 잘 생각하지 않았고 그냥 책과 강의를 보며 "내가 이걸 본적 있다" 정도로만 만족 했다.

 

그리고 자바를 배웠으니 자바 개발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돈은 떨어져 가고 시간은 흐르니 마음이 급했다.

 

하지만 자바개발자가 아니라,

자바개발자가 되어야 하는거다.

 

자바를 배우는것도 중요하지만 웹 구조, 자료구조, 알고리즘, 디자인 패턴이 더 중요했다.

 

Life is too short You need python

난 챗봇에 관심이 있다.

그리고 파이썬이 재밌다.

그런데 챗봇 및 관련 서비스는 주로 파이썬으로 만든다...! 

그래서 난 파이썬을 주력 언어로 공부해보려 한다.

챗봇 서비스 회사에 백엔드 개발자로 취업하고 싶다.

 

자바 백엔드과정 국비 교육이 2달 정도 남았다.

국비로 하는 교육이고 팀 프로젝트가 있는 만큼 소홀히 할 순 없다.

교육을 받으면서 웹 개발의 구조에 대해 익히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때문에 교육 기간 동안은 자바 + 웹 구조, CS기본에 대해 공부하려 한다.

교육 기간이 끝나면 그때부턴 파이썬으로 다시 만들어 봐야지.

 

나는 올해로 서른이기 때문에 앞으로 아무리 길어야 20여년 정도 코딩을 하겠지.

인생은 짧고 나는 챗봇 서비스를 경험하고 싶다.

나에겐 파이썬이 필요하다.

 

자바를 배우니 파이썬이 하고 싶어졌다.

 


그냥 넋두리하는 글이다 보니 참고 자료도, 교훈도, 배울 점과 두서도 없는 글이다.

하지만 이 글을 쓰면서 내가 얼마나 후련한지 모를거다.

이제야 이유와 방향을 찾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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