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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정리

[멘토링] 백엔드 과정 전담 멘토 중간 점검

by 타태 2023. 10. 30.

 

어느 날 로켓펀치에 공개해 둔 이력서를 통해 멘토링 제안을 받았다.
언젠가 나처럼 제로베이스로 시작하는 분들을 위한 도움을 주고 싶었기 때문에 눈이 커지고 입이 벌어지는 기쁜 메일이었다.
나를 모르는 사람에게도 신뢰를 줄 수 있도록 어느 정도 커리어를 다듬고 나서 교육 봉사라도 하려고 했었다.
적극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혔고 이후 수차례 메일을 주고받고 미팅을 한 끝에 그렇게 7월 18일 첫 멘토링을 시작하게 된다.
 
 
 


이전 게시글에 적었지만, 이 맘때 쯤 나는 유스콘이란 주니어 개발자 컨퍼런스에 연사로 선정이 된다.
아니, 정확하게 아래 메일을 7월 10일에 받았으니 멘토링 딱 일주일 전에 선정이 되었다.

 
 
이 좋은 기회를 놓칠 수 없지, 2개 조의 멘토링 첫 시간에 내 소개를 하며 아래 항목에서 이렇게 나를 소개했다.

곧 유스콘이란 컨퍼런스에서 연사로 발표할 예정이기도 합니다.






Fake it til you make it!


요즘 꽂혀 있는 말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오래전 본 아래 이야기를 읽고 창업을 준비하던 시절부터 알고 있던 말이다.

현실이 될 때까지 정말 가진 듯이 굴어라

 
유스콘 연사가 됨으로써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기를 실천하는 사람이 될 수 있었고, 유스콘에서는 멘토가 되어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는 이야기를 함으로써 연차라는 제약을 넘어 도전하고 실천하는 사람이 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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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람 사는 일이 모두 그렇 듯이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이다.
처음 해보는 멘토링은 열정만으로는 하기 어려웠다. 아래와 같은 어려움이 있었다.

* 갈수록 사전 멘토링 요청서에 질문이 없다.
* 질문을 해야 좋은 인사이트를 줄텐데 어떤 가치를 전달해야 할지 모르겠다.
* 사전에 요청을 하지 않으면 준비를 하지 못해 잘 못 된 정보를 전달할까봐 조심스럽다.
* 6~7시 권장으로 현업 스케쥴을 맞추는 어려움, 이슈라도 터지면 멘토링 펑크 낼까 봐 조마조마하다.
* 열정이 넘쳐서 이것 저것 해준다고 말했는데 내 스케줄이 너무 빡빡해져서 힘에 부친다.
* 주말마다 멘토링 준비하느라 아무 일정 없이 쉬는 날이 없다.

 
다음 달 중순부터는 프로젝트가 진행되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정든 멘토링 조를 떠나 새로 편성된 멘티들을 맞이 해야 한다.
그렇기에 지금 이렇게 약 4달 간 진행하며 어려웠던 부분을 어떻게 극복 했는지 점검해보고자 한다.
 
1. 갈수록 사전 멘토링 요청서에 질문이 없다. 질문을 해야 좋은 인사이트를 줄텐데 어떤 가치를 전달 해야 할지 모르겠다.

질문할거리를 던지는 것도 좋은 멘토의 역할이라 생각했다. 질문하는 법을 모를 수도 있고, 스스로 어떤 걸 모르는지도 모를 수 있기 때문이다.
질문에 대한 대답에 더해 다음 과제에 대한 이야기나 요즘 개발자 사이에서 이야기 되는 트렌드, 채용에 대한 화두를 던져 보기도 하고, 내가 처음 공부 할 때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이나 마음 가짐을 전달했다.

또, 중반 이후 어차피 매주 1시간이 할당 된 멘토링 시간이고 멘티들을 위해 고용된 나를 최대한 이용해 줬으면 좋겠어서 멘토링 시간 활용 방안에 대한 논의를 통해 오브젝트 스터디 및 넥스트 스텝 Java 플레이그라운드 with TDD 수업 코드 리뷰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매주 오브젝트 책 한 챕터씩 정리해서 공유했다.


2. 사전에 요청을 하지 않으면 준비를 하지 못해 잘 못 된 정보를 전달할까봐 조심스럽다.

확실하지 않은 정보를 자신 있게 전달하기 보다는 같이 검색해 보면서 자료 검색을 잘하는 방법,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걸러 내는 팁 등을 공유했다.
또, 잘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인정하고 멘토링 시간이 종료 된 뒤 자료를 찾아서 전달했다.


3. 6~7시 권장으로 현업 스케줄을 맞추는 어려움, 회사에 있는데 이슈라도 터지면 멘토링 펑크 낼까봐 조마조마하다.

이슈가 터지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출퇴근 시간이 자유로운 편인 회사에 재직 중이라 8시 출근, 5시 퇴근 후 귀가하는 스케쥴을 맞춰 회사가 아닌 집에서 6시부터 마음 편히 멘토링을 수행할 수 있었다.


4. 열정이 넘쳐서 이것저것 해준다고 말했는데 내 스케줄이 너무 빡빡해져서 힘에 부친다. 주말마다 멘토링 준비하느라 아무 일정 없이 쉬는 날이 없다.

카카오톡 오픈 프로필로 멘티들에게 상담해주기, 블로그 피드백 해주기, 개인 프로젝트 코드 리뷰 해주기, 멘토링 시간에 오브젝트 스터디하기, 넥스트 스텝 수강하면서 작성한 코드 리뷰 해주기 등등... 멘티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내가 아는 것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업무, 팀 스터디 모임 준비, 개인 스터디 모임 준비, 개인 공부까지 더해서 정말 쉴 틈 없는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먼저 중요도가 적은 것부터 일정을 중단했고 Todo List를 작성하여 매일매일 해야 할 일을 정리하고 놓치지 않도록 관리했다.
또, 선배 멘토인 Coy님께 조언을 구해 "즐거운 일을 해야 한다"와 "운동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고 멘토링을 내가 즐겁게 할 수 있는 수준에서 할 수 있도록 조금은 조절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많은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처음으로 헬스장을 다니고 PT를 등록했고 매일 아침 6시에 기상하여 40~50분 정도 운동을 하고 출근을 하고 있다. TodoList를 작성하고 체력을 기르니 이전보다 더 많은 일을 해내지만 지치지 않고 시간이 남게 되는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힘든 일과 이를 극복 한 결과만 있지는 않다.
멘토링을 하며 많은 대화를 나누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만, 멘토링을 하면서 가장 기쁘고 힘이 되었던 순간을 뽑으라면 월별 멘토링 만족도 조사 결과를 받았을 때가 아닐까 싶다.
이런 평가가 있다는 것도 몰랐지만, 조금이라도 지쳐있던 마음이 눈 녹듯 사라지는 행복한 것은, 내가 그들을 위하는 마음이 닿았다는 것이 기뻤기 때문이다.
 

7월 만족도 평가 결과
8월 만족도 평가 결과
9월 만족도 평가 결과

 
 


 
 
이처럼 감사하게도 부족한 나를 좋게 봐주신 멘티 분들 덕에 새로운 기회가 또 한 번 찾아왔다.
 

 
약 4개월의 멘토링, 1년의 3분의 1을 멘티들과 보내면서 나 역시 많이 성장해 있었다.
언제나 주변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을 주고 싶었고, 도와줄 사람이 없어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손을 내밀고 도우며 살고 싶었다.
좋은 기회 덕분에 이름 있는 교육 기관에서 대가를 받아가며 멘토링을 했지만, 언젠가 재능 기부 혹은 교육 봉사를 꼭 해보고 싶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선한 영향을 주려면 스스로 중심을 잡고 잘 해내야만 한다는 것을 확실하게 배웠다.
누구에게나 타인을 도우려는 마음은 있지만, 그것 만으로는 안된다.
내가 내는 빛을 따라오는 이들이 바른 길을 갈 수 있도록  나에게는 더 노력하고 성장해야 할 책임이 있다.
허울뿐인, 젠체하는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자.
 
오랜만에 국비교육 수료 후기에 적었던 초심을 되새기며 글을 마치려 한다.
 
 
 

지금의 내 위치에 머무르기 위해서는 발버둥 쳐야 한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발악해야 한다.

무력감에 지지 말자.

모르기 때문에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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